성본변경신청 간절히 바란다고 이루어지지 않는다
전남편때문에 아이가
정말 고생 많이 했어요.
간곡히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승원의
한 승 미 대표변호사입니다.
가사법 전-문 변호사로서
10여 년 이상을 활동하다 보니
참 많은 사건을 다루었고,
그만큼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그 중에는 아이의 성을
재혼한 남편의 성으로 바꾸고자
하시는 분도 계셨고,
본인이 키우고 있으니
본인의 성으로 바꾸고자
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상황은 각기 달랐지만
공통점이 있었는데요.
전남편에 대한 분노가
그 바닥에 깔려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모든 이야기는
과거를 기반으로 진행되고,
성본변경신청이 인정되었을 때
자녀에게 어떤 이점이 있는지,
어떻게 자녀의 복리가 증진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신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경우,
아무리 간절히 원한다고 하여도
원하는 결과를 얻기는 어렵습니다.
본인의 화풀이 도구가 아닙니다.
성본변경신청과 관련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과연 어떤 것일까요?
과거에도, 현재에도 법원이
항상 강조하는 것은
바로 ‘자녀의 행복’입니다.
때때로
'아직 어리니까 잘 모를 수 있어'
라고 치부하시기도 하지만
이제 막 어린이집을 다니는 아이들도,
부모들 그리고 가정에
찾아온 변화를 감지하고
이에 대한 눈치를 보고는 합니다.
그리고 그 상처는
생각보다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잡게 되는데요.
단지 전남편이 떠오르는 것이
싫다는 이유만으로
성본변경신청을 진행하시는 것은
지양하셔야 합니다.
자녀의 행복을 위해 마련된
제도인 만큼, 자녀가 이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통해 자녀가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명확하게 존재해야 합니다.
이번엔 무슨 성을
가지게 될지 몰라요.
제가 읽었던 한 외국 소설의 주인공은
어린 시절 세 번이나
새로운 가정으로 입-양되는
아픈 경험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총 세 번이나
성이 바뀌게 되었고,
주인공은 그로 인해 마음을 닫습니다.
물론, 좋은 사람을 만나
본인의 마음을 열게 되고
사랑에 빠지는 해피엔딩이었지만
어른들의 행동이 자녀에게 미치는
커다란 영향에 대해
다시금 떠올리게 되는 계기였죠.
또, 국내 영화 중 '타-짜'의 후속편에서는
주인공 대길이 비슷한 경험을 합니다.
어린 대길은 다음과 같은 대사를 담담하게 읊조리죠.
"3살까지는 박대길이었고,
6살 때부터는 함대길이었어요.
근데 작년에 새아빠가 돌아가셔서
또 무슨 대길이 될지는 몰라요."
'성이 바뀐다고 어린 아이가
무슨 충격을 받겠어?'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아이들의 어린 시절은
향후 살아갈 수많은 날들에
크나큰 영향을 미칩니다.
성본변경신청,
신중해야 하는 이유는?
물론 미성년자의 경우
성인이 진행하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수월하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본인의 의지가 확고한
성인에 비해 미성년자는
부모의 의견에 따르게 되는 경우가 많기에
부모의 신중한 판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법원은 성본변경신청을 허가하여
그 이전의 기억이 사라지는
효과를 인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법원이 이를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당사자의 미래가
행복해지는 것이죠.
그렇기에 한 차례 성과 본이
변경된 후, 아이에게
안정적인 가정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도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입니다.
이와 관련해 제가 직접
다루었던 성본변경신청
사례를 하나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전남편 집안의 아이가 아닌
나의 아이
저희가 신중할 수 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의뢰인의 사정 때문이었습니다.
이 분에게는
자녀가 2명이 있었는데요.
문제는 두 명의 성이
각각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2명의 아이를 홀로 키우는 상황에서
의뢰인은 두 아이 모두
본인의 성으로 바꾸고자 결심을 하시고
저희 사무실에 문의를 주셨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저는 두 번 결혼을 했고,
두 번 모두 실패했습니다.
20살 어린 나이에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내던 동네 오빠와의
사이에서 첫째가 태어났습니다.
저는 어린 나이였지만,
제 가정 그리고 아이를 지키고 싶었기에
결혼생활을 시작하였고
이는 단 2년 만에 끝이 나버렸습니다.
경제적으로도 무능했고
늘 여자문제로 속을 썩이는 통에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습니다.
결국 합의 후에 저는 그 집을 나왔고,
도저히 친정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기에
무작정 아이를 데리고 서울 친구네에 얹혀살면서
어떻게든 먹고 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한 주에 세 가지 일을 할 정도였고,
주말에도 저에게 휴식이라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큰 아이가 6살이 되었을 무렵,
한 남성분이 말을 걸더군요.
네, 같은 직장 동료 분이었는데,
제가 열심히 사는 모습에 어렵게 용기를 내었다면서
시간을 내어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강력하게 거절했습니다.
한 번 결혼에 실패했고, 아이까지 있다고 말이죠.
그러나 그 사람은 자신이 모두 감싸줄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2년이라는 시간동안 그는 계속해서 저를 설득했고
결국 그 사람과 재혼했습니다.
당연히 시댁에서는
저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셨고,
계속해서 저희 첫째를 이전 시댁이나 혹은 친정에서
키우게 하기를 원하셨습니다.
그 사이 저는 두 번째 남편과의 사이에서 딸을 낳았습니다.
시어머니는 아들을 낳아야 한다고,
전남편과의 사이에서는 아들을 낳았으면서
어째 자기네 집안에서는 계-집아이를 낳냐고 하더군요.
참고로 두 번째 남편은 7남매의 막내로,
아들로는 첫째, 다시 말해 장남입니다.
시누이 분들도 만만치 않았고
결국 저는 엄청난 시집살이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딸아이에게까지
폭언을 퍼붓는 시어머니를 참을 수가 없어
4년 만에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남편에 대한 사랑은 여전했으니 계속 이어 나갈 수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저 때문에 그 집안에 하나 있는 아들을
연 끊게 할 수는 없으니, 제가 나오는 수 밖에요.
그날은 참 많이도 울었던 것 같습니다.
둘째는 제가 키우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시어머니가 제대로 돌봐주시지 못할 것 같기에
남편도 제 의견을 전적으로 따라주었고,
미안함에 위자료까지 챙겨주더군요.
그렇게 저는 성이 각각 다른 남매를 키우며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첫째는 고등학생이 되었고, 둘째는 이제 유치원생입니다.
정말 고마운 것은 아이들이 너무나도 착해서
바르게 자라주고 있습니다. 참 고마울 뿐이죠.
지금까지 바빠서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
우연히 주민등록등본을 떼어 보니
제 이름 아래로 P**, S**, 이렇게 앞의 성이 다른
아이들의 이름이 확 보이더군요. 계속 신경이 쓰였고,
이제는 제법 커서 엄마 마음도 위로할 줄 아는
큰 아이에게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사실 중학교때까지는 이것땜에 많이 힘들었다고 하더군요.
주변에서 수근거리기도 하고, 초등학교 때에도
이 문제로 놀림도 당하고 말이죠.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앞으로는 누군가의 아내로 살기 보다는
두 아이의 엄마로 꿋꿋하게 세상에 맞서고 싶습니다.
두 아이를 이제 온전한 제 자식으로 품고 싶습니다.
의뢰인의 이야기를 듣고
심사숙고하며 성본변경신청 절차와
이에 따른 전반적인 주의사항에 대해
말씀 드렸습니다.
의뢰인께서는 확고하게
본인의 뜻을 밝히셨고
이에 따라 승원은 의뢰인의 두 자녀에 대해
의뢰인의 성인 Y씨로
성본변경신청을 조력했습니다.
사유서를 작성하면서도
많은 고민을 하였고,
현재 이를 진행함에 있어
무엇보다 두 아이가 앞으로
본격적인 세상 밖으로 나아감에 있어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더 이상 타인의 시선에 상처받지 않도록,
그리고 이 가족이
더욱 단단해질 수 있기를 바라며
절차 전반적인 사항을 도와드렸습니다.
다행히도
해당 성본변경신청 4개월 만에
두 아이 모두 의뢰인의 성으로 바꾸는 것을
허가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성과 본을 바꾸는 것이
뭐 그리 중요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이로 인해 큰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자녀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
더 단단한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해
성본변경신청을 고민하고 계시다면
망설이지 마시고 승원을 찾아 주세요.
자녀의 행복을 위해
고민 가득한 밤을 지새우고 있는
모든 부모님들을 응원합니다.